▲ 교육부 지침에 들어있는 '국공립 유치원교사 인건비 항목'.     © 윤근혁

 
‘유치원 5시간 수업’ 강제지침을 내려 ‘유치원별 3∼5시간 자율운영’을 규정한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 위반논란에 휘말린 교육부가 이번엔 위법논란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갑자기 ‘초중고 교사들과는 달리 유치원교사들의 월급봉투를 공개할 것’을 요구해 교육관련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특례법(교육정보공개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교육부 황당 지침 “인건비 법개정 뒤 알리미에 공시”
 
7일 입수한 교육부의 공문 ‘2014 유치원 정보공시 2월 작성 지침(1월 29일자)’을 보면 ‘유치원 알리미’용 정보공시 내용에 ‘국공립 유치원 교직원 인건비’ 항목을 올해 새로 넣었다. 교직원 수를 적은 뒤 인건비 총액을 적어넣도록 한 것이다.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는 이 공문에서 “국공립유치원 교직원 인건비는 법률 개정 후 유치원 알리미에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혀 유치원교사의 봉급액을 학부모에게 공개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초중고 정보공시에는 교사 인건비 항목이 들어 있지 않아 유치원교사들이 ‘우리를 무시했다’면서 분노하고 있다.
 
이날 현재 경기·광주·전남 교육청 소속 유치원교사 600여 명은 해당 시도교육청에 고충심사청구서를 냈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교육부 지침은 유치원교사들의 사적인 급여정보가 학부모 등 일반인에게 드러나게 함으로써 유치원 교사의 정보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역 유치원 교사인 김 아무개 씨(38)는 “병설유치원의 경우 교사가 한 명이라 인건비 정보가 공개되면 교사의 월급봉투가 그대로 노출되는 셈”이면서 “교육부가 초중고 교사와 달리 유치원 교사를 깔보고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봉급은 초중고 교사와 같다. 
 
전교조는 다음주 중으로 서남수 교육부장관을 교육정보공개법 위반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양민주 전교조 유치원위 부위원장은 “유치원 교사의 인건비를 공개하라는 것은 정보공시를 규정한 교육정보공개법 18개 공시항목 어디에도 없다”면서 “법률자문을 거친 결과 이번 지침은 명백하게 법을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당황한 교육부 “다시 검토하겠다”
 
이에 대해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사립 유치원의 경우 교사 인건비가 교육비에 포함돼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국공립 유치원도 인건비를 적어 넣도록 한 것”이라면서 “위법 지적에 대해서는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공립 유치원 교사의 경우도 교육청이 호봉별 월급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부가 현장사정을 잘 모르고 쓸 데 없이 인건비 자료를 추가요구해 위법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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